여럿이 함께 사는 집에서는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는 장재열은 글을 쓰기 위해 이사를 결심한다. 장재열은 이사 간다는 말을 저녁인사마냥 툭 내던지고 지해수는 당황한다. 그러면서 지해수에게 자신이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남이 자신의 공간에 들어오는 걸 꺼리고 자신만의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던 장재열에게 자신 혼자만의 공간이 사라지고 지해수와의 공간으로 모두 바뀐 것.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공간이다.
“704707 우리가 탔던 오키나와 왕복 플라이트 넘버.
이제 나 혼자만의 공간은 없어.
언제든 네가 들어 올 수 있지
근데, 대체 나한테 사랑한단 말은 언제쯤 할 거야, 지해수!”
캠퍼스 커플이자 의사 커플로 결혼했던 조동민과 이영진. 둘 사이는 서로 좁힐 수 없던 생각의 차이로 이혼하지만 여전히 서로 좋아하기에 친구라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조동민은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기러기 아빠가 되어있고 이영진은 원하는 교수 타이틀을 손에 얻고 조동민을 바라보기만 한다. 조동민에게 여전히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고 고백한 이영진의 말에 조동민은 둘은 서로 너무 멀리 와버렸다며 우정을 유지하자고 말한다.
“너 진짜 많이 사랑해. 아냐?”
“알아.”
“내가 널 사랑하면서 안게 하나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관계가.
바로 남녀 간의 우정이다.
나도 널 진짜 껴안고 싶어.
그런데 꾹 참는 거야.
20년 동안 우리가 지켜온 섹시한 우정.
한낮 스쳐가는 욕정 때문에 욕되게 만들 순 없잖아.”
서로 다른 표현법으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하는 지해수와 장재열.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상대방의 의도를 완벽히 알아차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둘이 서로의 마음을 말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사랑표현법을 알아가는 과정이 사랑이 아닐까. 사랑하는 표현 이외에도 가끔 과격한 표현이 오히려 더 강하게 사랑의 마음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혹시 말이야.
너 내가 널 많이 사랑한다고 하는 말을.
마치 네가 날 함부로 해도 된다고 오해하는 건 아니지?
만약 그렇다면 그러지마.
아주 배려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왜 내가 할 소리를 네가 해?”
“내가 이사 가는 건.”
“우리가 사귀는 건 맞지?”
“아직도 헷갈려? 그게?
잠자리까지 하고나서?”
“너 일할 때 난 전화도 통화가 가능한지부터 묻고
너한테 허락 받고 통화해.
네가 좋아하는 일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이사 가는 건.”
“여기서 일이 안되니까. 일 때문이지.
나도 일하는 사람인데 그거 이해 못할까봐?
이사? 네가 안 간다고 해도 내가 등 떠밀 판이야.”
“근데 배려 없다는 말을 네가 해야 된다는 건 뭐야?
아까 내 애인 못해먹겠다는 건 뭐고?”
“배려 없다는 말은 밥 안 먹고 잠 안자고 일하고
까칠한 모습으로 5일 만에 내 맘 아프게 나타난 걸 말하는 거고.
네 애인 못해먹겠다는 말 역시
지금 네 모습이 내가 너무 마음 아파서 한 소리야.
내가 할 말 없게 너무 훅치고 들어가지?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 꼭
이사 간다는 말을 꼭 그렇게 다짜고짜
아무런 준비도 안 된 내 등 뒤에다 하듯이 그렇게 해야 해?
사람 뒤통수 치는 것도 아니고 충격 받게.”
“늘 쿨해서 충격받을 줄 몰랐어.”
“그럼 아는 게 뭐세요?”
“근데 충격 받았다는 말은 듣기 좋다.
사랑한다는 말로 들리네.”
“너 이사 가면 우리 언제 만나?
전에 만나던 여자들이랑은 어땠어?”
“글을 안 쓸 때는 한 쪽이 원하면 언제든지.
내가 글 쓸 때는 어쩌다.”
“나도?”
“어디다 비교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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