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어떤 느낌일까? 우리가 흔히 꿈꾸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다든지, 내 집 마련의 꿈이랄지, 나아가 복권이 당첨되는 것이 이뤄지는 느낌이 그러할까? 3화에서 지은탁이 자신의 가슴에 박힌 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깨비의 마음이 그럴지도 모른다. 정작 자신의 삶을 끝내 줄 수 있는 도깨비 신부를 찾게 되자 도깨비는 삶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듯하다.
죽기 위해서, 무(無)로 돌아가고자 했던 도깨비가 일평생을 위해 해왔던 염원이 순식간에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겨운 불멸을 끝낼 수 있다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삶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운 인간적인 도깨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간절히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기적일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 내 집을 마련하는 것, 복권에 당첨되는 것.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거나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기적보다는 노력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므로 원하는 염원이 상대적으로 작을 순 있지만 이뤄본 경험에 관해서는 느껴볼 수 있는 정도가 보편화됐을 것이다. 복권 당첨처럼 정말 이루어지기 힘든 기적에 관한 생각을 도깨비가 도깨비 신부를 만나는 것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까?
기적에 관해 생각해 볼 부분이 4화에서 추가적으로 나온다. 1화에 나왔던 도깨비가 도와준 외국에 입양된 소년에 대한 내용이 그 내용이다. 힘든 삶을 살아갈 사람에게 찾아가 기회를 준 도깨비의 과거가 현재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를 살펴볼 수 있다. 과거 도깨비가 소년에게 해준 충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곧 볼 시험에서 소년이 틀리게 될 문제에 대한 정답이고 또 하나는 가출을 하려는 소년에게 가출을 하지 말고 양아버지에게 맞설 것을 말한 것이다. 죽음을 앞둔 노인과의 대화를 소년과 하면서 도깨비가 나타난 이후 소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년은 놀랍게도 도깨비가 알려준 답으로 시험에 적지 않고 그 문제를 틀렸다. 왜 그랬냐는 도깨비의 질문에 소년은 자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원래 선택할 답이 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한다. 문제의 정답을 알았지만 자신의 머리로는 자신이 선택한 답안이 정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이다. 도깨비는 정답을 맞췄다고 말한다. 소년에게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라고. 그 선택의 시험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한 뒤 소년이 변호사가 되고 사람들을 도운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 관해 소년은 도깨비가 건네준 샌드위치 값을 갚고 싶었다고 말한다. 신이 존재한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으로 갚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자신의 삶의 선택을 그리하였다고. 보통사람은 기적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자신에겐 기적의 순간이 그렇게 작용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자 도깨비는 소년의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칭찬한다. 자신이 샌드위치를 몇몇 사람에게 건네지만 소년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보통의 사람은 기적의 순간에서 멈춰 한 번의 기적을 더 달라고 할 뿐이라고. 마치 한 번의 기적을 맛본 사람은 신에게 또 다른 기적을 맡겨놓은 것처럼 가만히 앉아서 손만 벌리고 있는 것이다. 어미 새가 가져올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들처럼.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우리는 소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당장 염원하는 기적이 이루어지는 순간, 우리는 기적에 어떤 방법으로 행동할까? 소년의 예로 생각해보자. 수능을 치러 가기 직전, 도깨비나 조상님이 꿈자리에서 내가 틀릴 문제와 정답을 알려주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직접 푼 결과를 정답으로 선택할까? 아니면 꿈에서 들은 정답으로 선택할까? 드라마의 내용대로라면 우리의 선택은 자신이 푼 답을 정답으로 선택해야한다. 흔들리지 않고 그 문제를 틀리는 것이 우리의 인생의 정답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 문제를 기적의 도움으로 맞혔다면 성장할 수 있는 인생을 기적에게 기대는 인생으로 바꾸게 되지 않을까? 기적을 통해 무언가를 이뤄내는 사람이 아니라 기적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임을 알려주는 4화였듯 싶다.
마지막은 도깨비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 바를 은탁이 남긴 책을 보고 느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김인육 시,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 하였다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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