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이 없는 지해수. 그런 지해수에게 장재열은 결혼하자고 말한다. 가볍게 툭툭 결혼하자는 말을 내뱉는 장재열의 말은 가벼운 듯 하면서도 진지해 보인다. 지해수는 장재열이 왜 자신과 결혼하고 싶은 지 궁금해 계속 묻는다. 장재열의 말이 진지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왜 장재열은 지해수와 결혼하고 싶은가?
지해수는 애도 별로라고 그러고
살림도 못하고
그리고 공부만 좋다고 하는데,
장재열은 왜 꼭 지해수와 결혼하고 싶은가?”
“안 듣는 게 좋을 건데.
부담스러울 거야.
들은 걸 후회하게 될 거고.”
“괜찮아. 이쪽 귀로 듣고 이쪽 귀로 흘릴게.
너무 오글거리는 말만 하지 마.”
“내가 침대가 아닌 화장실에서 자고.
엄마가 일 년 365일 겨울에도 문이 열린 찬 거실에서 자고
형이 14년 감방에서 지낸 이야기
너 말고 또 다시 구구절절 다른 여자한테 말할 자신이 없어.
내 그런 이야기 듣고 보고도 싫어하거나 불쌍 하게가 아니라
지금 너처럼 담담히 들을 여자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해.
해수야.
만약 그런 여자가 또 있다면 제발 알려줘.
내가 너한테 많이 매달리지 않게.”
박수광은 카페에서 아버지와 자신이 뚜렛 증후군(틱 장애) 때문에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본 오소녀가 자신을 싫어하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무시할 거라고 생각한 수광은 술에 취해 들어온 장재열에게 조언을 구한다.
“소녀가 보재. 봐? 말어?”
“봐야지.”
“저 싸가지가 우리 아빠랑 나 싸우는 거 봤다고 무시하면 어떡하지?”
“사람 무시하는 여자애는 만나지마. 쪽팔리게 매달리지 말고.
너한테 안 어울려.”
강박증을 앓고 있는 장재열. 장재열의 진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흐트러짐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흐트러진 것을 유지하고 싶어지고 기대하게 되는. 나를 변하게 만든 사람. 변하게 하고 싶어지게 만든 사람. 어쩌면 이미 변하게 만든 사람.
“해수가 다녀간 흔적 하나.
해수가 다녀간 흔적 둘.
해수가 다녀간 흔적 셋.
해수가 다녀간 흔적 넷.
강박증인 내가 네가 그리워.
네가 다녀간 흔적들을 치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
언젠간, 이 모든 흔적들이 일상이 되길 바라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사랑해. 지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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