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열이 하는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온 지해수. 라디오로 오는 과정에서 지해수는 장재열이 자신과 사귀는 사이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오해한다.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관계를 숨겨야하냐는 지해수의 말에 장재열은 아무런 의미없이 “귀찮다”라는 말로 넘기지만 지해수는 장재열의 귀찮다는 말이 곧 자신이 헤어질 여자이기 때문에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장재열에게 날이 선 지해수는 라디오 방송에 들어가서도 날이 서있지만 곧 장재열이 의도한 말의 뜻을 듣고는 이해한다.
“정말 오늘 닥터지가 추천하실 영화가
비 포 미드 나잇(Before Midnight)이라구요?
좀 의외네요.
비 포 시리즈를 좋아하신다면 20대의 순수한 사랑에
설레임을 가득담은 비 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도 있고,
30대의 엇갈린 사랑이
가슴 아프게 그려진 비 포 선셋(Before Sunset)도 있는데,
왜 하필 40대 중년 부부의
팍팍한 일상을 담은 비 포 미드 나잇을?”
“엔딩 장면 때문이었어요.”
“그 영화의 엔딩 장면은 정말 압권이죠.
잠자리 직전 두 부부가 침실에서
속옷 바람으로 원수진 듯 서로에게 온갖 욕설과 야유를 쏟아 붓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돌아선 다음 지중해 앞바다에서.”
“아주 엉망진창이 된 서로를 마주하는 장면이죠.
저는 노팅힐이나 귀여운 여인 속 두 주인공처럼
누구라도 사랑할만한 대상이어서,
너무 예쁘고 섹시하고
또 멋있고 젊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지 너여서,
단지 그라서
좀 부족하고 괴팍하고 늙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그 관계가
정말 저는 감동이었거든요.
뭐 그 감동을 장작가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오래된 관계, 진지한 결혼.
그런 거에는 전혀 관심 없는 바람둥이로 보이시나 봐요?
좀 실망인데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신과의사이신 닥터지만은
그런 생각 안하실줄 알았는데.”
“우리 인간은 모두 자신이 늘 자유롭고
늘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우리를 지배하는 건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그 습관이거든요.”
“그 말씀은 이별에 길들여진 사람은 이별이 별 거 아닐 것이다?”
“그러기 쉽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만약, 에단 호크가 이혼의 경험이 없었고
졸리 델피에게 상처의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둘은 지중해 앞바다에서
결코 뜨겁게 화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제 말은
저를 포함한 숱한 이별을 한 모든 분들에게
희망은 있다 그거죠.
“네 많은 분들은 이 둘이 결혼했기 때문에
자식이 있어서 어쩔 수 없어서 산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저는 이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도
서로 보내온 숱한 추억이 있기 때문에
뜨거운 화해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가 함께 겪은 숱한 추억,
저도 그렇게 숱한 추억을 쌓을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지네요.”
박수광은 오소녀와 진지하게 교제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동안 연애에서 끌려다녔던 박수광은 연애를 잘 리드하는 장재열에게 사랑하는 관계에서 조언을 구한다.
“사랑하는 관계에서
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이 있잖아.
나 이번에는 약자되기 싫은데.
강자되는 방법 혹시 알아?”
“더 사랑해서 약자가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약자가 되는 거야.”
“마음의 여유?”
“내가 준 걸 받으려는 조바심,
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하다 괜찮다.
그게 여유지.”
이영진과 지해수에게 온 부부환자가 상담을 받는다. 둘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은 원인은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는 중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괜찮다, 괜찮다하고 넘긴 것이 원인이 되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함께 있으면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개별로 상담 치료를 받는데 우리가 늘 굳건하게 생각하고 괜찮다고 생각해야하는 남성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자신 스스로에게 까지 작용해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괜찮았어요. 아내만 괜찮다면 나는 정말 괜찮았어요.”
“안 괜찮은 일이에요. 이건요. 아버님.
화 낼 일이고 울 일이에요.”
“솔직히 죽여버리고 싶어.
이 새끼들...
내가 다 죽여버리고 싶어 이 새끼들...
죽여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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