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암울한 고난에서 혼자만의 노력으로 우뚝 일어서는 것. 누구나 할 수 있어보이게 끔 말하며 개인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글은 우리 주위에 널려있다. 20대 초반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으며 성공한 그들의 이야기에 심취해 성공한 소수를 향해 달려가고자 마음을 늘 다잡았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이상과 내가 처한 현실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그들이 말하는 의지만큼 내가 굳지 못한 까닭일까. 그들이 말한 장미빛 미래와 나는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다양한 글을 맛보게 되었고 어찌보면 주류의 글이 아닌 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베스트셀러인데 이상하게 그렇게 느껴진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강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어떻게 보면 실패한, 낙오된 삶의 자세로 느껴지는 삶을 자체로 바라보는, 그런 시선에서 위로를 느낀 것인지.
내 마음에 드는 글을 편식하게 되었다. 뭔가 정의로워보이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하며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고 개인의 노력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삶의 태도에 알러지가 생긴 모양이다.
그렇다고 지금 내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한한 밝음과 긍정에 지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경끄기의 기술은 재밌게 읽혔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는 너무 큰 변화를 요구하는 표현이고 시선을 살짝 틀어서 보는 시도가 적당하겠다.
책의 구절 중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두 부분이 있다. 다른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 책을 읽었을 당시 나에게 처한 상황이 잘 어우러졌다.
“당신이 결혼하는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집이 당신이 수리할 집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꿈의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다시 말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기분을 해치기 마련이다. 얻음은 곧 잃음이기도 하다. 긍정적 경험이 부정적 경험을 규정할 것이다.”
고난이나 시련의 상황일 때, 마음에 가장 와닿는 말이다. 행복이 컸을 때, 그 크기만큼 반작용으로 불행도 다가온다. 위로 올라갔을 때의 쾌감만큼 내려왔을 때의 고통도 부담해야한다.
이 내용은 다른 책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행복을 다소 경계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받아들인 쪽은 반쪽만 적용하는 방향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일관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관성에 갇힌 것보다는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행복을 주는 것이 불행 또한 가져다준다해서 행복에 대한 경계를 하는 것만큼 멍청해보이는 것이 있을까. 행복을 얻을 때는 다른 생각 없이 행복을 느끼면 된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반면, 상처받았을 때는 스스로 위로하면된다. 행복했으니 다시 돌아올 뿐이라고.
“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내 책임이다.”
요즘 많이 느끼는 감정이다.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있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으나 오해가 상당 부분 있으며, (사실 보다 오해가 많은 경향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일을 하다보면 내가 하지 않은 행동으로 잘못된 일을 해결해야할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 잘못도 아닌데,,,’이다. 하지만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해결해야하고 내가 해결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 책임이다라는 말은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지고 있으면 좋은 내 마음에 한 문장이다.
나이를 먹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관계와 말들을 만난다. 새로운 만남이나 관계가 생길 때마다 오히려 관념은 줄어든다. 삶을 살아가는 잣대나 기준이 점점 작아져 감정이나 반응이 무뎌지는 것일까. 좋게 바라보면 상대에 대한 선입견이 줄어들어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 포장할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서글픔은 사람에 대한 기대가 점점 줄어들어 마음 깊이 다가갈순 없어지는 것 같다.
“사랑할 수 있을까.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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