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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심리학]커다란 일상을 바꾸는 작은 시선들


트렌드. 독립적인 사람의 행동이 하나의 행동으로 끝나지 않고 주변에 영향을 주어 커다란 흐름을 만드는 것. 역사적인 변화나 사회의 흐름을 만드는 것은 거대하게 계획된 사건이나 이를 만들려는 세력들의 움직임보다는 다소 우연적인 사건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 같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분단국가에서 통일국가로 가는 것에 대하여 첨예하게 이익을 고려해서가 아닌 동독정부대변인의 말실수와 이를 잘못 보도한 기자의 오보에서 시작된 것처럼.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흘러가는 변화의 흐름은 사소한 것의 변화로부터 일어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사소한 행동하나가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은 인간의 작은 행동에 기인하는 심리학을 12가지 요소로 파헤친다.

 

목차를 살펴보면 1) 컨텍수머, 2) 경험의 재구성, 3) 지적매력, 4) 로컬리즘, 5) 레어템, 6) 제로 커뮤니케이션, 7) 인생 가이드, 8) 온디맨드, 9) 역할 과부하, 10) 보이지 않은 위험, 11) 뇌의 휴식, 12) 사바나 코스프레와 같이 12가지 요소로 인간의 심리학을 분석하고 그 사례에 맞는 기업들의 접근을 다뤘다. 이중에서도 눈여겨 볼 소재로 컨텍수머를 꼽아봤다. 설명하지 않은 부분은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을 참고하길 바란다.

 

 

책의 초반이라서 집중력이 강하게 작용해서인지 서두부분에 독자를 사로잡아야했는지 몰라도 컨텍수머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다. 인간은 주어진 대상 이외 그 대상과 함께 제시된 정보를 함께 구매한다는 내용의 컨텍수머는 ContextConsumer의 합성어이다. 소비자가 단순히 상품 자체에서 매력을 느껴 구매를 결정한다기 보다는 상품을 사용하게 될 환경이나 주변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의미에 더해 문맥인 Context가 소비자가 구매를 하게 되는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통해 내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정보로 새롭게 접하는 정보를 해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현재 상황에서 습득한 것을 통해 이해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놓인 환경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나 비언어적인 요소로 그들에게 도달해야한다.

 

이를 대표적으로 잘 이용한 사례는 애플의 아이폰이다. 전화기의 발전으로 무선전화가 핸드폰이 되고 한 사람에 하나 씩 핸드폰을 들고 다니던 중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세상에 나왔다. 스마트폰은 목소리로 하는 통화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통화하는 영상통화가 가능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초반 사람들은 왜 영상통화를 해야 하는 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소비자의 머리 속에 있는 지식과 경험으로는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마주보며 통화하는 행위에 필요성이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애플은 이를 광고로 Context를 제공했다. 멀리 떨어진 손주를 보고 싶어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며 기뻐한다. 다른 설명은 추가로 하지 않았다. 이 장면을 봄으로써 소비자에겐 영상통화를 해야하는 필요성이 Context로 제공된 것이다. 사람들은 잠깐 자랑하기 위한 기술보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얼마나 나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인 지를 이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넥플릭스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상황을 해결하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TV를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사람들은 TV를 꺼야하지만 TV를 끄려하면 잠이 달아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누구나 해봤음직한 이 경험을 넷플릭스는 수면양말을 통해 해결했다. 수면양말에 부착된 센서가 TV를 보며 잠이 드는 사람의 신체를 분석해 수면 상태임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TV를 꺼주는 기능을 한다. 이 제품은 사람들의 생활패턴에 대한 Context를 분석하지 않았다면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였다. 이와 같이 자신의 상황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을 우리는 센스 있다고 말하며 그런 사람이나 제품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느낀 매력에 우리는 따라가고 트렌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