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아기예수의 탄생을 기원하는 날인 크리스마스는 그가 이룩한 아가페적인 사랑이 널리 퍼져서인지 사랑하는 이들, 커플을 위한 날로 기념되고 있다. 사랑을 나눌 상대방이 있는 커플에겐 현재와 미래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솔로에겐 과거의 향수를 짙게 맡을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나왔다. 라이언 고슬링, 엠마스톤의 <라라랜드>가 당신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할 것이다.
<라라랜드>는 <위플래쉬>라는 영화음악으로 큰 인기를 끈 다미엔 차젤레가 제작한 뮤지컬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뮤지컬 영화로 <맘마미아>가 있는데 유명한 팝가수 ABBA의 노래를 기반으로 했던 영화라 음악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은 개인이 보기에 어렵지 않은 영화였다. 살짝 걱정을 안고 <라라랜드>의 첫 장면을 보는 순간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길이 막혀 차로 가득찬 도로에서 차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더니 노래하며 군무를 한다. 노래가 배우의 입모양과 안 맞는 것이 너무 티가 많이 나 몰입이 안 되었다.
라이언 고슬링이 맡은 세바스찬과 엠마스톤이 맡은 미아가 사랑을 하는 사이가 되기 전까지는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세바스찬은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로 인기가 식어버린 재즈를 계속해서 고집하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며 미아는 배우지망생으로 카페에서 일을 하며 여러 오디션을 본다. 둘의 첫 만남은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이 서로에게 좋은 인상의 만남은 아니다. 차가 막힌 도로에서 운전에 집중하지 않은 미아에게 클락션을 울리며 가는 세바스찬에게 미아는 손가락 욕을 하며 서로 기분이 상한 채로 각자의 목적지로 향한다.
그 뒤, 세바스찬은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일을 하지만 레스토랑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연주를 하게 되고 이 연주는 그에게 직장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이 연주를 우연히 들은 미아는 세바스찬을 다시 보게 만든다. 처음 이 음악이 나왔을 땐 감미롭고 재즈에 대한 세바스찬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지만 영화의 마지막에서 이 음악이 얼마나 슬프고 아름다운 음악인지는 직접 느껴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인 <라라랜드>에 있는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이 있다. 세바스찬은 재즈가 다시 부흥했으면 하고 이를 통한 재즈 클럽을 운영하고 싶어 하고 미아는 배우로서의 삶을 꿈꾸며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며 함께 꿈에 대한 응원도 함께하는 사이가 된 둘은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그러던 중 미아가 어머니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자신의 처지로 미아를 행복하게 해주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세바스찬은 학교 동창이 제안한 밴드에 피아니스트로 들어가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재즈 스타일과는 다른 음악을 하며 살아간다. 밴드는 성공하게 되고 바빠진 세바스찬은 틈이 나는 대로 미아를 보러오고 최선을 다하지만 일인극을 준비하는 미아에게 세바스찬의 바쁨은 처음엔 기뻤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밴드 일이 언제 끝나는 지 묻는다. 비어있는 시간이 부른 오해는 둘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미아의 일인극 날, 화보촬영이 잡혀 참석하지 못한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사과하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하지만 일인극에서 예상되지 못한 악평을 들은 미아는 연기를 포기하겠다며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헤어진 뒤, 시간을 보내고 있던 세바스찬에게 미아의 일인극을 본 담당자가 미아의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세바스찬은 미아의 집 앞에 도서관이 있었다는 말만을 생각한 채 그녀의 집을 찾아낸다. 미아를 설득해 오디션을 보게 한 세바스찬은 다시 한번 미아의 꿈을 응원해주고 다시 하나가 되려는 그들은 앞으로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 앞에서 세바스찬은 그냥 흐르는대로 흘러가게 하자며 말하며 서로의 꿈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그들이 마주한 미래는 서로 연결된 미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세바스찬이 연주하는 음악은 연결됐으면 어땠을 지에 대한 내용을 상상하게 만들어준다. 지나가 버린 사랑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영화이며 꿈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다시 금 해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 <라라랜드>였다.
지금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랑, 그 첫 사랑이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영화로 사랑에 대한 추억이나 감성에 젖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저 말고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대사 중, 이런 사람이 생각난다면 이 영화를 보면 한껏 감성이 충만해질 수 있을 것이다.
“비를 맞고 돌아오는 저녁,
당신의 우산이 되어주는 건 무엇인가요?
부르면 대답하는 목소리,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봤던 기억.
처음 속도를 맞춰 걷던 순간 같은 것들.
누군가가 생각나시나요?
그래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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