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Marketing, Branding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한다.” 이 문장은 마케팅이 왜 세상에 나왔는지에 대한 의미를 전달해준다. 대량생산의 시대가 되고 잉여 생산품이 나오면서 판매에 대한 경쟁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마케팅은 판매 활동을 따로 필요하게 하지 않게 만드는 활동으로 세상에 출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허나 마케팅만으로 판매가 불필요해졌다는 데에 동의할 수 있는가?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이 문장이 뒤에 붙어 또 하나의 의미를 만들 수 있다.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하는 브랜딩. Unitas Brand에서 출간된 브랜딩은 이렇게 말한다. 브랜딩이 빠진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할 수 없다고. 브랜딩을 통해서 마케팅은 불필요해지고 마케팅이 세상에 나온 이유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브랜딩은 무엇이고 브랜드는 무엇일까?
1. 브랜드란 무엇인가?
책에서는 브랜드란 사람의 감성 변화의 문제인 충성도라 불리는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브랜드는 처음에는 명사(낙인)로 시작했던 단어였다. 그러나 이제는 동사(차별화하다, 품질을 높이다, 명성 있게 만들다, 가치 있게 만들다)로 바뀌었다. 또한 형용사(아우라가 있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차이가 있는)로도 쓰인다.
표현을 명사로만 한정지었던 것은 언어의 분절성으로 생각과 의미의 범위를 제한하게 만든 것이다. 브랜드는 명사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동사나 형용사를 통해 표현하는 의미로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원형을 가지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치’가 생겨야 한다. 이럴 때, ‘가치’라는 무형의 에너지를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공유하고 향유하며 나아갈 때, 결국 소비자는 그 브랜드가 가치를 실제로 실현하는 ‘진짜’ 브랜드(원형 브랜드)가 되게끔 헌신(이 과정이 브랜딩이다)하는 것이다. 아이덴티티 브랜드가 바로 그것으로 이것은 기업과 소비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브랜드인 것이다. 아이덴티티 브랜드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브랜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인정받고 싶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 나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질문에 브랜드가 대답을 하고, 이 욕망에 브랜드가 화답한다. 브랜드의 정체를 파악하는 이 세 개의 질문과 세 개의 갈망은 인간의 본능 그 자체다. 따라서 이것을 채워주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본능의 결과에 따른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들은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컬트 브랜드, 럭셔리 브랜드, 고등 브랜드, 마니아 브랜드, 오리지널 브랜드 등으로 계속 분화와 진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용어는 브랜드를 정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람들이 브랜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준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아닌 것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1. 브랜드는 로고와 심볼이 아니다.
상표의 로고와 심볼은 차별이 아닌 구별에 불과하며 가치를 담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멋진 로고와 심볼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브랜드는 품질이 우수한 상품이 아니다.
품질은 상품의 기본 속성일지라도 브랜드의 절대 속성이 될 수는 없다. 마니아 브랜드로 불리는 아이폰, 미니쿠퍼, 로모, 닥터마틴 그리고 스트라이다의 단점을 그 브랜드의 마니아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들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이 끝나면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이것은 원래 그래!” 그들에게 단점은 약점이 아니라 ‘차별화’다. 그러므로 품질은 더 이상 차별화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3. 브랜드는 오리지널리티만을 가진 상품이 아니다.
브랜드의 시간은 분명 브랜드가 브랜드되는 중요한 요소다. 왜냐하면 브랜드의 시간이라고 불리는 ‘역사’는 모방 불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 있던 모든 일이 역사책에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라는 이름은 가치 있는 일에만 붙을 수 있는 자격이 필요한 말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일을 시작했다’라는 의미의 ‘원조’만으로는 브랜드가 될 수 없다.
2.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branding의 사전적 정의는 ‘이름을 붙이다’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사용하는 브랜딩의 의미는 블랜딩(상품과 그 무엇과의 혼합, 융합)에 가깝다. ‘강력한 브랜드’를 위한 브랜딩의 결과는 한마디로 ‘강력한 관계 구축’이다.
<브랜드 전쟁>의 저자인 데이비드 댈러샌드로는 “현대인의 소속감은 지리적 조건이나 혈통, 인종, 종교적 제약을 초월한다. 교육과 교양 정도에 의해 소속집단이 결정되고, 구성원이 무엇을 소비하는가에 따라 소속집단 간의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추세다. 점점 더 많은 현대인이 ‘브랜드족’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구매’가 아니라 ‘관계’에 관한 문제를 가지게 된 것일까?
<유니크 브랜딩>의 저자 스캇 데밍은 “감정이 오고 가는 진정한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들이 정말로 감동하는 부분은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의 과정이지 얻고자 하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다. 브랜딩이란 진정한 경험을 창조하고 당신과 다른 사람간의 진실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과 느낌에 ‘동질감’을 가지고 하나가 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결론적으로 브랜드가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을 소유하기 위해 가장 빠르고, 쉽고, 확실하고 그리고 위험하지 않은 방법을 선택한다. 바로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공동 구매와 연합 행사들을 많이 한다.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구매하고자 할 때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은 자신에게 그 브랜드를 소개하는 첫 번째 사람에게 받는다. <뉴 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의 저자 장 노엘 캐퍼러 교수가 말한 것처럼 “브랜드가 출시되자마자 그 반사작용은 브랜드에 열중하는 골수 지지자들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브랜딩의 시작은 품질에 대해서 만족한 고객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를 기대하는 고객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상품은 없지만(아니지만)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 기업의 비전 그리고 경영자의 영감을 ‘브랜드(상품화)’로 만들어서, 그 브랜드의 코드와 같은 코드를 가진 소비자와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통해 얻고 싶어하는 것은 감각-감성적확신-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란 해당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부분 동의하며, ‘소속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는다. 브랜딩은 인지도와 충성도 대신에 ‘강력한 관계’를 통해서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로 대체될 수 없는 관계를 소비자와 맺는 것이다. 아들과 부모는 하나가 되어 가족이 되고, 남자와 여자는 하나가 되어 부부가 된다. 이처럼 브랜드도 소비자와 하나가 되어 ‘브랜딩’ 된다.
정리하면 브랜드는 상표와 상품이 아니다. 강력한 브랜드는 강력한 유대감으로 인해 소비자와 관계를 구축하거나 소비자끼리의 관계를 구축하도록 만든다.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따르는 소비자는 브랜드에서 자신의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느끼며, 브랜드와 동질감을 느낀다.
브랜드의 시장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원칙과 소비자 가치의 철칙만 있다. 소비자 중심의 원칙은 그동안 알고 있는 다정다감한 서비스(단지 물건을 팔기 위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중심은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표 이상의 감동’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 가치의 철칙이라는 것은 브랜드의 일관성과 혁신성을 말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인 일관성은 유지하되, 브랜드의 창조적 변화와 개선을 통해 일관성 안에서 혁신성을 유지해야 한다.
위의 글은 Unitas BRAND 브랜딩 vol.13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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