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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브랜딩]궁극의 브랜딩, RAW

RAW 브랜딩



 

1. RAW한 브랜딩, RAW 브랜딩, RAW 브랜드

 

브랜딩은 필요와 선택, 욕구와 욕망 그리고 상품과 아이덴티티 간의 무게 중심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브랜딩의 백미라고 불리는 RAW는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을 최극단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브랜딩한 것을 말한다.

 

RAW는 결코 디자이너들에 의해서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를 비유하자면 공장에서 바로 나온 듯한 제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제품이 본질적으로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은 모바일처럼 보여야지 가공에 의해 다른 것처럼 보여서는 안된다. 할리데이비슨이 디자이너들에 의해서 수정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바로 이러한 점을 소비자들이 RAW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RAW한 브랜드는 제품의 본질에 충실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단지 RAW한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니며 RAW하면서 동시에 가공되어보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2. 브랜딩의 기하학

 

브랜딩이라는 학문도 기하학처럼 지구 측정이라는 황당하며 불가능한 목표인 사람 측정에 관한 기이한 학문이다. RAW는 인간이 가지지 못하는 진정성이며 그것을 갖게 만드는 것이 바로 브랜드다. 분명 RAW가 브랜딩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RAW는 최고의 브랜드에게 그들의 모습과 지위를 보여 주는 최고의 브랜딩으로 활용되고 있다.

 

3. 가질 수 없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RAW함이 철학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마도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RAW라고 불리는 원형, 본질을 찾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같다. RAW를 추구하는 철학은 인간의 본질에 가까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RAW를 추구한다면 반드시 철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브랜딩에 관한 철학은 관념적이지 않고 매우 실제적이다. 즉 이것을 RAW하게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품질이다. 그러나 여기서 품질은 단순한 품질이 아니라 철학으로 더욱 정제되고 소비자가 인정하는 RAW한 품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그러니까 가질 수 없는 것은 철학이다. 가질 수 있는 것은 브랜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 깃든 브랜드다. 그 철학은 품질로 입증되며 그 절대치는 RAW.

 

4. RAW는 상태가 아니라 상징이다

 

분명 RAW는 지금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인간의 문화이다.

분명한 것은 이 시대의 RAW함은 더 이상 사전적 RAW(날 것)가 아니라 진짜 본질의 RAW(Real Authentic Want, 진실로 진짜 원하는 것)가 되어서 브랜드, 디자인, 트렌드, 마케팅 전략의 중심축에 있게 될 것이다.

 

5. RAWRAWlish

 

브랜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만한 브랜딩 기준을 꼽는다면 상품이지만 사람의 기품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RAW는 크게 두 개의 시장을 그리면서 또 다른 시장을 만들고 있다. 먼저 두 개의 시장부터 설명한다면 첫 번째는 진짜 RAW 시장이다. 말 그대로 날 것을 파는 시장이다. 두 번째 시장은 RAWlish 시장이다. 한마디로 RAW를 연출한 시장이다. 여기에 구매에 대한 태도를 구분해보면 4가지의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다. 소극적 구매인가 적극적 구매인가에 따라서 말이다.

 

1) RAW를 단순히 소비하는 시장 (RAW 상품 소극적 구매)

 

사전적 정의에 가까운 RAW한 상품을 소비자 관점에서 수동적으로 소비하게 해주는 브랜드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올가와 풀무원이 있다. 유기농 식품을 얻기 위해 주말농장처럼 자신이 능동적으로 직접 경작하려면 일주일에 3~4일은 지방에 가서 농사일을 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올가 소비자들은 주말농장 경작자보다는 훨씬 수동적으로 RAW를 소비하는 것이다.

 

2) RAW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시장 (RAW 상품 적극적 구매)

 

앞서 말한 주말농장과 같이 이 시장의 대표적인 예는 레저 상품(카약, 암벽 등반, 래프팅 등)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상품 측면에서 보자면 극도로 자연에 가까운 RAW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소비자는 그것을 직접 체험해야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내려먹을 수 있는 커피 재료(원두, 로스터기, 에스프레소 머신 등)를 제공하는 브랜드도 여기에 속한다. RAW한 제품의 원형을 소비한다는 것은 이렇게 소비자의 수고스러움이 들어간다. 재미있는 것은 고객이 이런 수고스러움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RAW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수고가 아니라 재미에 가깝다.

 

3) RAWlish에 대해서 단순 소비하는 시장 (RAWlish 상품 소극적 구매)

 

이 시장은 대량 소비가 일어나는 시장으로 가장 큰 시장이며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초콜릿 시장에서도 초콜릿의 RAW한 원형인 카카오를 전면에 내세워 전쟁 중이다. 드림카카오는 과거 초콜릿 시장에서 행해졌던 감각적 마케팅과는 별개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함량을 높인 하이 카카오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다. 초콜릿에 얽힌 모든 스토리는 싹둑 잘라 내고 약간은 쌉싸래한 카카오의 진한 맛과 기능(심장병 예방과 스태미나 강화, 긴장 및 스트레스 완화에 탁월한 폴리페놀)에 집중하여 초콜릿의 RAW한 원형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사실상 카카오는 고유의 쌉싸래한 맛을 내는 비터를 직접 제조하는 등 기존 초콜릿보다 더 많은 공정 과정이 숨어있다. 상품은 더 RAW한 원형에 가까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많은 공정을 거쳐 가공된 것이다.

 

4) RAWlish에 대해서 적극 소비하는 시장 (RAWlish 상품 적극적 구매)

 

소비자 입장에서 RAW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편하다는 것이고 익숙지 않다는 것이다. 원형이라는 것은 과거에 쓰이던 즉, 아직은 개발이 덜 된 것이기에 현대인이 소비하기에는 무언가 익숙지 않다. 그래서 원형의 컨셉은 살리되 우리가 소비하기 편리하고 익숙하게 만든 상품들이 이 영역에 속한다. 소비자의 관여도 측면에서 보자면 단순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스스로 가공하고 관리 하면서 더 높은 관계를 통해 상품을 자신만의 애착 대상으로 만드는 상품들이다. 몽블랑 만년필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이 상품은 일반적인 볼펜보다는 훨씬 불편하다. 잉크를 리필해야하는 수고와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시간 그리고 손과 애써 작성한 노트를 잉크로 더럽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고를 기꺼이 즐기는 소비자들이 있다. 원형적 속성에서 보자면 RAWlish에 속하는데 그 이유는 필기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깃털과 잉크의 필기감을 그대로 살려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RAWlish의 예로 페라리도 있다.

 

이렇게 소비자는 자신의 기호에 더욱 적합한 상품을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고 그러한 금전적, 시간적 투자는 구매 후 관리 및 애착관계를 형성토록 하는 이유가 된다.

 

6. 인간은 원래 RAW하다

 

브랜딩은 제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에 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체험을 주는가에 대한 관찰과 피드백 그리고 끊임없는 소통을 말하는 총체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 마음속 완성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글은 Unitas BRAND 브랜딩 vol.13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