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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15화 - 모난돌 증후군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 사람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 15화의 시작은 그런 사람인 도원장과 재단 이사장의 딸이 부용주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난 화에서 이사장의 딸이 부용주에 대해 상당히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는 바가 드러났던 바에서 그녀가 오해를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15화의 시작과 함께 처참히 깨졌다.

실력 있고 잘나가는 의사였던 부용주는 거대병원의 스타 의사였다. 그런 그의 인기는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상류층 사람들에게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지만 그의 인기와 다르게 거대병원의 경영진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그 이유는 부용주가 진료나 수술하는 시간은 한정되어 상류층에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모든 환자를 온 순서대로 치료하겠다는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이런 부용주의 태도의 불만을 느낀 도원장은 부용주가 수술했다며 환자를 속이고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하게 한다. 이를 안 부용주는 이게 말이 되는 일이냐며 따지고 들었지만 모두를 위한 선택이며 모든 뒷감당은 본인이 하겠다며 도원장은 부용주를 달랜다. 하지만 이 행동은 도원장이 철저히 계획한 함정으로 부용주가 거대병원에서 쫓겨나 부용주라는 이름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사장의 딸은 도원장의 대본대로 부용주를 몰아 붙이고 부용주에게서 의사 가운을 벗기게 만든다.

 


이사장의 딸은 이사장에게 분원에서의 수술이 말이 되냐며 퇴원을 하고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자고 이사장을 설득한다. 병원 체면을 들먹이는 것을 시작해서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소문이 날 것이라며 이사장을 흔드는 이사장의 딸은 노망이라는 말로 쐐기를 박는다. 이사장의 딸은 김사부와의 대면에서 김사부의 심기를 건드리기 시작하고 김사부는 과거의 자신이 잘못한 점을 인정하며 떳떳한 태도를 보인다. 한 때, 당신들 말에 취해 당신들처럼 똑같은 걸 향해 미쳐있던 자신에 대한 반성 이외에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김사부의 말에 이사장의 딸은 대꾸를 할 수 없다.

한편, 복통환자의 CT를 보고는 강동주와 도인범의 의견이 갈린다. 강동주는 판크리아스 테일(췌장 꼬리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낸 반면 도인범은 업쎄스(농양)가 바울 오리진(장에서 발생)인 장에 농양이 생긴 것 같다는 의견을 낸다. 거대병원 외과과장은 둘의 의견에서 갈등을 하는 와중에 강동주는 김사부의 의견을 물어보자 제안한다. 강동주의 말에 발끈한 외과과장은 도인범의 편에 서고 도인범에게 주치의를 맡긴다. 하지만 아무리 CT를 봐도 자신의 의견이 맞는 것 같은 강동주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 김사부에게 쪽지로 CT를 봐달라고 한다.



이사장의 딸과 이사장의 수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김사부는 이사장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밝힌다. 폐암 말기라 수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이사장의 딸에게 이야기한다. 김사부의 실력을 아는 이사장의 딸이기 때문에 당장 서울로 데려가자고 하지는 못하지만 이에 대해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CT 논란이 있던 환자의 수술은 도인범이 집도의를 맡고 수술에 들어가지만 장에 생긴 농양이 아닌 강동주가 짐작했던 췌장의 꼬리 쪽에 문제가 생긴 것이 밝혀진다. 췌장의 꼬리 쪽을 수술하는 방법으로는 디스털 판크리아텍토미(췌장 미부 절제술)을 시술해야하는데 해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도인범은 해본 적이 없음에도 또 한번 수술을 하기 위해 해본 경험이 있다고 거짓말한다. 하지만 수술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없어진 도인범은 외과과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외과과장은 수술실로 들어온다.

 


수술로 들어온 외과과장은 스플린 프리져빙 디스털 판크리아텍토미(비장보존 췌장미부절제술)을 보여주겠다며 좌중을 압도한다. 수술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탓인지 비장에 출혈을 일으키게 되고 비장을 도려내야하는 상황이 닥친다. 비장을 도려내야하는 상황에서 강동주는 출혈의 위치를 찾아내고 이를 자신이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한다. 외과과장은 이 상황에서 수술을 맡게 되어 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강동주 스스로 다 져야할 것이라며 책임을 돌린다. 위급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잘만 찾는 외과과장의 모습이 보인다. 강동주는 집중이라는 말과 함께 김사부를 보고 그동안 연습해왔던 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을 마친다. 돌담병원에서 강동주가 혼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수술이 끝난 뒤 강동주와 도인범은 충돌하고 주먹다짐을 한다. 주먹다짐 뒤 김사부의 사무실로 끌려온 둘은 자초지종을 설명하게 되고 모든 상황을 짐작하고 있던 김사부는 강동주에게 그만 나가보라 하고 도인범을 남긴다. 도인범이 그동안 해왔던 일을 모두 알고 있던 김사부는 도인범에게 이사장의 수술은 폐암 말기 때문에 할 수 없게 되었다며 도원장에게 전달하라고 말한다. 그리곤 도인범에게 봤던 가능성이 자신이 잘못 판단했던 것이었던 것 같다며 도인범을 자극한다.


난 말이야. 두루뭉술한 돌보단 모난 돌을 더 선호하는 편이야. 모가 났다는 것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거고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는 거니까. 그런 게 세상이랑 부딪히면서 점점 자기 모양새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지. 그냥 뭐 세상 두루뭉술 재미없게 말고 엣지있게 자기의 철학, 자기의 신념이라는 것을 담아서 자기의 모양새로 말이야. 어쩌면 난 네가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15화의 제목인 모난돌 증후군이란 김사부가 모난돌을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강동주보다 도인범이 모난돌로 보였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이번 화에서 모난돌의 모습인 자기의 철학과 자기의 신념을 보여준 것은 강동주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모난돌이 정 맞는다는 말보다는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를 잘 말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다.

 

15화의 마지막은 이사장은 폐암 말기더라도 제대로 숨을 쉬어보고 죽고 싶다며 인공심장 수술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다. 반면, 도원장은 이사장의 딸에게 이사장으로 취임할 것을 요청한다. 이사장의 딸은 도원장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할지 김사부는 이사장의 수술을 진행할지 다음회가 기대된다.

 

15화의 나레이션은 종속의 시대이다. 개성과 능력에 대한 존중보다 쓸모와 용도에 따라 사람들을 평준화시키고 저울질하는 세상. 메뉴얼대로 생산된 엘리트라는 집단과 그 집단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줄 아는 사람들의 세상. 파벌에 대한 충성심은 최고의 미덕이 되고 신념을 가진 능력자들은 가차 없이 용도폐기 되어버리는 그런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는 지금의 세상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말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