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낭만적인 사랑, 로맨스를 꿈꾸고 있는 사람은 과감하게 이 책을 다시 제자리에 둘 것을 권한다.
저자가 이 책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지극히 사실적인, 알게 되면 사랑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될 수 있을 내용을 다룬 책이라고 느껴지게 만든다.
<사랑의 기초-한 남자>는 40대 남성의 지금까지의 사랑과 앞으로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는 크게 2가지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1. 일상의 공유로 인한 환경의 변화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져있던 가족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처음으로 사생활을 공유하게 되는 결혼에서는 많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자신의 옷장, 책상 등과 같은 사생활을 완전히 통제하려는 마음이 그럴 수 없게 된다는 현실에 부딪히며 생기는 것이다.
헨델이 자신이 쓴 악보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특정 부분이 제대로 연주가 안됐다며 불같이 화를 냈던 것처럼
우리는 사생활에서 통제(예상)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렇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헨델처럼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배우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한(잘 알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예상이 실제로 구현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잘못이 상대에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24시간을 공유하면서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 사라진다.
서로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보이면서 또 갈등의 씨앗이 불거져 나온다.
이는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할 때 나의 감성적인 모습이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하게 만든다.
둘만의 시간에서 만족을 위해 지극히 사적인 취향을 공유하게 되면
집을 이사하거나 자녀의 교육에 관한 이성적인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 말이 힘을 잃게 될 것을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권위를 세우기 위해 솔직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상대방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잘못된 예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자신의 사적인 취향을 스스럼없이 드러낼 수 있는 외도로 눈을 돌리게 되고 거기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착각하게 된다.
사실은 배우자에게 조금 더 솔직하면 되는 것을.
2. 타인에게 설명하려고 하는 관계
우리가 사랑을 느끼는 것은 그 당시 몸이 반응하여 분비된 호르몬의 변동으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왜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질문을 받는 경우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자신이 세운 논리나 철학과 같이 이성적인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배우자를 선택한 이유가 평범하고 이해가능하게 보일 수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 애를 쓰며
실제로는 크게 상관없던 요소를 생각해내어 자기합리화에 나선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서나 이별을 해서나 사랑의 이유와 이별의 이유를 찾으려 하기 때문에 감정의 소모가 끝이 없다.
이러한 감정소모는 사랑을 하고 있을 때보다는 이별을 한 당시에 한없이 강하다.
왜 내가 이별을 통보받았을까? 왜 나는 이별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을까?
사실, 연애의 시작과 끝은 오히려 간단하다.
만나야했기 때문에 만나게 된 것이고 헤어져야했기 때문에 헤어지게 된 것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서로 그럴 수밖에 없어서 이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관계의 모순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보다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잘해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구절을 많이 인용한다.
이 구절은 사랑의 가치를 알며, 일의 가치도 알지만 정작 사랑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랭 드 보통이 던지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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