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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브랜딩]브랜드 묵시록, 브랜드 런칭

불길하게 예견했던 시장 악화의 징조가 보이고, 급작스러운 트렌드의 변화, 선도 브랜드들의 견제, 같은 시장에 같은 컨셉으로 진입하는 신규 브랜드들의 무분별한 가격 할인 전략,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내부 조직의 갈등과 와해 등, 이 모든 것은 신규 런칭을 준비하면서 터지는 시한폭탄들이다. 따라서 런칭을 준비하면서 대박을 꿈꾸기 보다는 반드시 찾아올 재앙의 현실을 준비해야 한다. 다시 말해 런칭의 내성을 길러야 한다.

 

런칭이 브랜딩이다

 

적자생존과 양육강식만이 유일한 규칙인 정글과 같은 시장에서 호랑이로 태어날 것이가, 고양이로 태어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다른 말로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다.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브랜더들이 본질적으로 고민해야할 문제는 자신의 브랜드가 런칭과 동시에 어떤 브랜드가 될 것인가에 관한 문제와 더불어 브랜드 DNA를 어떻게 처음부터 조합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런칭할 때 대박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며 브랜드의 운명에 대해서는 생존 후 알아서 결정으로 넘긴다.

 

마이클 포터는 <경쟁론>에서 성장 위주의 전략은 차별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절충을 조장하고, 적합성을 줄이며 궁극적으로 경쟁우위를 침식한다. 성장 일변도의 강박관념은 전략에 해가 된다. (수익성을 위한 성장 전략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경쟁자가 독자적으로 모방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모방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느낄 정도의 제품 특성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재의 활동 시스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확장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경쟁 브랜드 혹은 시장의 리딩 브랜드와 비슷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달려들면 비슷비슷한 운명과 함께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설사 그 브랜드가 시장에서 새롭다고 할지라도 경쟁자와 모방자에 의해 차별화는 퇴색된다. 이때부터는 바로 적자생존과 양육강식을 피하는 생존 전략 외에 브랜드에게 남는 것은 없다.

 

바디샵의 창업자 애니타 로딕은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 우리가 원료를 공급받는 방식,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고 다른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호랑이의 DNA에 관한 개념으로 마이클 포터 교수의 이론에 대한 실제를 보여주는 말이다.

 

너무나 많은 짝퉁 상품이 시장에 범람했을 당시 컨버스라는 브랜드는 남들과 다른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며 런칭했을까? 당시에 스타일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수많은 신발 브랜드들은 컨버스 브랜드를 보며 캔버스화를 만들고 있었다. 컨버스는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것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모두 알아볼 수 있도록 런칭 전략을 사용했다. 신발 컨버스를 미술의 캔버스로 바꿔 컨버스 신발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인 대중성을 이용했다. 길거리에 나가면 대부분 비슷한 컨버스를 신고 있는데 그 컨버스가 다르게 보이는 방법은 착장 스타일을 다르게 보여주거나 신발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컨버스는 자신이 자신의 신발에 직접 그림을 그려서 자신만의 컨버스로 만들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제안한 것은 컨버스 소비자에 대한 컨버스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컨버스의 소비자를 신발을 신는 사람이 아니라 컨버스 브랜드를 모으는 수집가라고 정의를 내리고 신발을 작품이라고 생각할 때 소비자는 수집가가 된다고 생각했다. 컨버스는 브랜드의 속성이었던 나만의 것이라는 것을 선호도와 세계관으로 바꿔 짝퉁 시장의 범람을 이겨냈다. 가장 싼 신발을 가장 비싼 신발처럼 팔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통하여 신데렐라처럼 런칭한 브랜드들은 처음엔 화려하지만 위기가 오면 금세 사라져 버린다. 마치 알을 일부러 깨뜨려서 세상에 나오게 하면 나오자마자 죽어가는 것처럼, 브랜드 스스로 깨뜨려야 할 껍데기를 돈의 힘으로 깨뜨릴 때 브랜드의 저향력은 없어진다. 브랜드 런칭에 있어서 성공은 결과로 생각해야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잘나가던 회사들이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순식간에 망해버리는 이유는 바로 성공할 브랜드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실패할 운명을 런칭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런칭을 준비하면서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반드시 찾아올 재앙의 현실을 준비해야한다.

소비자 조사는 소비자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는 틀을 보는 것이다.

 

 

위의 글은 Unitas BRAND 브랜딩 vol.13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