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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인(義人)과 의인(醫人)



커다란 반전은 없어보였다. 김사부에게 왜 자신의 아버지를 먼저 수술하지 않았는지 따져 묻는 강동주에게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을 김사부가 뒤집어 쓴 것이었길 바랬지만 김사부가 내린 결정으로 강동주의 아버지가 죽은 것은 사실이었다. VIP 환자에게 밀려 수술을 받지 못해 죽은 아버지가 김사부 때문이라는 사실을 김사부는 인정했다. 도원장이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김사부가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에 강동주는 허탈해한다. 김사부는 자신이 내린 결정은 환자가 VIPVIP가 아닌 사람이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병의 위급함의 순서로 결정한 것이라며 진실을 밝힌다. 진실을 듣고서도 머리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에서 인정할 수 없는 강동주는 둘 사이의 괴리감을 좁히려 노력한다.

 

당장 수술에 들어가는 상황이라 수술을 할 수 있겠냐는 김사부의 말에 강동주는 자기 걱정은 하지 말고 이번 다이섹 환자 놓치지 말라고 날이 선 태도를 보인다. 김사부는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대답을 들은 강동주는 수술실로 향한다. 김사부는 그런 강동주가 염려되어 수간호사를 강동주에게로 보내고 강동주는 수술 준비를 하며 계속 과거 생각에 잠긴다.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는 강동주는 김사부와의 과거를 생각하며 최대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지만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다. 의사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벗어나야하는 강동주는 수술을 끝내고 생각을 정리하자고 되뇌이고 수술에 들어간다.

 


세 명의 위급한 환자 중 복부에 유리가 박힌 환자는 어쩔 수 없이 응급실에 방치되고 환자의 보호자는 이 상황이 말이 되냐며 응급실을 뒤엎어놓는다. 빨리 수술을 하든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해달라는 보호자의 말에 응급실은 난처해지고 강동주와 김사부에게 수술을 빨리 끝낼 순 없냐고 재촉한다.

 

강동주는 마음을 다잡고 평소처럼 수술을 잘 끝내고 예상 수술시간보다 훨씬 빨리 수술을 끝낸다. 수술이 끝난 강동주는 보호자에게 수술 결과에 대한 설명을 하고 다음 수술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한다. 하지만 보호자는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때 2시간이나 그보다 더 오래 수술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너무 빨리 끝나 수술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맞냐는 의문을 던진다. 이는 다른 보호자가 수술 도중 컴플레인을 걸어 간호사들이 수술실로 오가는 것을 보고 생긴 불만이 원인이 된 것이다.

 


한편, 도원장은 김사부가 이뤄낸 수술을 자신의 병원이 행한 것 마냥 신문 기사에 싣는다. 부용주를 제외한 모든 스태프의 이름을 기사에 싣고 본원으로 데려올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기 편한대로만 일을 진행하는 도원장에게 돌담병원은 어이없어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처지에 놓인다.

 

위급한 환자 셋 중 둘의 수술을 맡고 주치의를 담당하게 된 강동주는 두 환자 보호자로부터 힘든 시간을 겪는다. 먼저 수술을 받은 환자는 지나친 알코올 섭취로 인해 알코올의 금단현상으로 진전섬망이 일어나고 그 경련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강동주는 보호자에게 알코올 금단현상으로 인해 사망 사유를 말하지만 수술 시간이 짧았던 것을 이야기하며 수술을 대충 끝내 일이 이렇게 된 것이라며 강동주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살리지도 못할 거면서 수술은 왜했냐고 이기적인 말로 의사에 가슴에 못을 박는 보호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배에 유리가 박힌 환자의 보호자는 왜 중환자실로 옮기지 않냐고 따져 묻고 당장 중환자실로 옮기지 않으면 병원을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위급한 환자를 보고 나오는 의사에게 상황은 생각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전형적으로 짜증을 유발하게 하는 태도는 강동주가 빈정상해 내뱉는 말이 통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유발한다.

 

강동주는 복잡한 상황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상황을 저주한다. 강동주를 따라 들어온 김사부에게 강동주는 김사부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자신을 원망한다고 소리친다. 하지만 김사부는 강동주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외과의사라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살리지도 못할 거면서 수술은 왜 했냐는 것이라며 보호자에게 빈정 상해 내뱉은 말을 사과하라고 한다. 하지만 강동주는 납득할 수 없다며 방을 빠져나가고 그런 강동주는 밖에서 김사부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듣는다. 김사부가 강동주의 아버지가 먼저 병원에 온 것을 몰랐다는 것과 자신이 병원에서 벌인 난동으로 피해금액이 2억 원이 넘어 앞길이 철저히 막힐 뻔한 것을 김사부가 막아준 것을 듣는다.

 


기자는 거대병원에서 부용주가 떠나게 된 대리수술 사건에 대해 수술에 참여한 간호사에게 그 수술의 내막을 듣게 된다. 부용주는 잘못된 수술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도윤완의 협박으로 7명의 의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것이다. 그 수술을 실제 시킨 것은 당시 부원장이었던 도윤완이었다고. 김사부가 말한 진실의 의미를 알게 된 기자는 대리 수술에 관한 자료를 김사부에게 넘기고 사건에서 손을 뗀다.

 

김사부는 14년 전에 하지 못한 일을 해내기 위해 도윤완이 마련한 수술 축하 파티에 수술 스태프와 함께 등장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도윤완에게 선전포고를 하며 19화는 마무리된다.

 


19화의 제목은 의인(義認)과 의인(醫人)이다. 의로운 사람과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김사부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의사로서 의로울 뿐 아니라 사람으로도 의로웠던 그의 선택이 의롭지 못한 결과를 내지 못한 건 상당히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고 그것으로 인해 가져올 변화가 무엇인지 안 김사부의 발걸음의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아 의로운 사회로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 뭔지 아십니까? 관계를 깨는 일입니다. 거기엔 돈도 노력도 필요하지 않죠. 그저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넌 지금 속고 있는 거야.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뭔지 아십니까? 자기 자신을 깨는 일입니다. 사실은 이기는 방법을 몰랐던 거였고 변명하고 싶지 않았던 거고 그게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도윤완이 살고 있던 쉬운 세상이 김사부가 살아온 힘든 세상과 부딪혀 어떤 게 의로운 삶이며 찬양받아야하는 삶인지를 생각해주는 19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