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서 존재감 보였던 조정석. 오나의귀신님, 홍삼 CF와 그전의 작품을 통해 세밀한 연기력을 인정받던 그가 세상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캐릭터에서 보여준 모습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할로 스크린으로 나왔다고 하기에 기대를 안고 형을 봤다.
그의 연기는 기대했던 만큼 리얼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냈지만 그가 입에서 내뱉는 욕설은 개인적으로 크게 거슬리진 않았지만 누군가에겐 상스럽다며 인상을 찌푸리게 할 만 했다. 하지만 고두식이 살아온 인생을 생각해본다면 어느 정도 그의 캐릭터 구축에 있어 불가피한 선택임을 생각해봐야한다. 그의 욕설보다 거슬렸던 건 감성적 코드를 지나치게 위해 인물의 삶을 너무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고두식의 동생인 고두영(도경수)가 시력을 잃은 것 뿐 아니라 그들의 사람에선 부정적인 요소만 가득해 보인다.
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안 보신 분 중에 스포일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은 그만 읽으시길 권한다.)
대한민국 유도 유망주였던 고두영은 세계대회를 나갔다가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를 상대하던 중 바닥에 꽂혀 시력을 잃는다. 시력을 잃고 모든 것을 잃었다며 좌절하고 있는 고두영의 소식은 교도소에 있는 고두식에게 전해진다. 고두식은 사기 전과 10범으로 사회와 교도소를 오가는 삶을 살고 있던 고두영의 이복형제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혼으로 한 가족이 된 그들은 어느 날 고두식이 집을 나가면서 헤어지게 되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가석방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던 고두식은 고두영의 소식이 실린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교도관들에게 제시하며 감성 연기를 펼친다. 사기의 전문가에게 교도관 속이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로 가석방을 받아낸 그는 고두영이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세상의 빛을 잃은 채 어둠 속에서 숨만 쉬고 있는 고두영을 보고 고두식은 1년 간 신세를 지게 됐다며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오고 집을 돈으로 바꿀 생각을 한다. 고두식은 자신의 계획대로 하나 둘 집에서 필요한 것을 채워가고 고두영은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간다.
영양실조가 된 동생을 본 뒤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고두영이 하고 싶다 말했던 목욕탕으로 동생을 데려가 때를 민다. 때를 밀며 고두식과 고두영은 과거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진다. 고두식은 자신이 집을 나가 교도소에 가기 전에 목욕탕에 숨어지내며 때를 미는 세신사로 먹고 살았다며 때를 잘 미는 이유를 말한다. 왜 집을 나갔냐는 고두영의 질문에 숨을 고르고 옆집 아주머니가 고두식에게 했던 말을 한다. 너희 어머니가 보면 참 좋아하시겠다고. 네가 저 여자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며 한 집에 사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내가 이걸 그냥 보고는 못 있겠어서 한 마디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고두식은 눈이 돌아가 그 길로 집을 나가게 된 것이다. 고두식의 아버지와 고두영의 어머니가 만나게 된 이유는 고두식의 어머니의 간호를 고두영의 어머니가 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두식의 아버지와 고두영의 어머니가 눈이 맞아 고두식의 어머니가 죽기를 기다렸다는 것이 옆집 아주머니의 생각이었고 그 옆집 아주머니의 그 참지 못한 한 마디가 고두식과 고두영의 가정을 파탄 내버리고 고두식의 인생도 송두리째 바꿔버린 것이다. 책임지지 못할 오지랖을 부리는 아주머니들의 전형적인 말 한 마디가, 개구리에게 던진 돌이 한 가정을 죽인 것이다.
우애가 깊어진 고두식과 고두영은 서로 추억을 만들어간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연락이 오고 고두식이 췌장암 말기라는 검사결과를 알려준다. 이제 행복이 찾아올 것 같던 형제에게 이제 팔다리가 되어준 고두식이 떠나게 되야하는 상황은 너무나 가혹하다. 고두식은 자신이 떠난 뒤 고두영을 위해 고두영이 죽기보다 싫어하는 운동을 다시 하게 한다. 리우 장애인 올림픽에서 유도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 먹고 사는 걱정을 없애고 세상을 떠나려고 고두영의 홀로 서기 연습에 매진한다. 고두영은 아무것도 모른 체 브라질로 향하고 고두식은 병원으로 실려간다. 결승전을 앞둔 고두영은 고두식의 상황을 알게 되고 심기일전하여 고두영은 금메달을 따고 고두식은 고두영이 돌아오기 전에 세상을 떠난다.
영화를 보기 전에 형에 대한 후기를 보았었다. 감정에 너무 친절한 영화라고. 마치 여기가 우는 시점입니다. 여러분 우세요. 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할 요소를 너무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의견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기대했던 조정석의 연기를 보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고두영에게 내려진 가혹한 환경이다. 가족을 모두 잃고 눈까지 잃은 고두영에게 남겨진 것이라곤 금메달 뿐 인 것을 보았을 때 그의 마지막 모습은 희망차 보이기보단 한없이 안쓰러워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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