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늘 날이 좀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계속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또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이 고려 남자의 신부가 되어줄래?”
그동안 지은탁과 나눴던 모든 시간이 함축된 이 고백으로 도깨비의 마지막화는 포문을 연다. 이 쓸쓸하고 찬란한 남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부가 되겠다는 지은탁의 대답과 함께 둘의 앞길은 찬란히 빛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승사자의 찻집에는 운전기사와 기업의 오너로 보이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같이 저승길을 가는 것처럼 보인다. 기억을 지워주는 차를 건네는 저승사자에게 운전기사는 감사하다고 말하지만 기업의 오너는 살아봤자 시계 값도 안되는 인생과 겸상을 시키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출한다. 그런 오만한 기업의 오너에게 저승사자는 삶의 진리를 말한다.
“여기서는 모두 같은 차 한 잔이야. 당신의 가진 시계는 이미 멈췄고 당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저 문을 넘지 못해. 이승에선 힘센 사람으로 잘 살았어. 하지만 저 문을 넘는 순간 알게 될 거야. 눈으로 지은 죄. 입으로 지은 죄. 손발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힘이 센 지. 네놈을 지옥에 어느 바닥까지 끌어당기는 지.”
최근 돈이 많다는 이유로 안하무인하게 사람들은 대하는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말이며 그들에게 남겨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과거 사람들의 생각이자 우리의 생각이 투영된 말로 볼 수 있다.
결혼을 결심한 김신은 지은탁을 유덕화에게 소개하고 그런 모습을 본 유덕화는 지금은 사장인 김비서에게 자기도 빨리 결혼하겠다며 말한다. 그런 유덕화에게 김비서는 결혼하는 사람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을 말해준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분이 있었나요? 못보면 눈물나게 그리운 분이 있었나요? 저 사람을 대신해서는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신 분이 있었나요?”
그러면서 자신은 그런 사람과 만나 결혼을 했다고 말하자 유덕화는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러자 김비서는 유덕화에게 아니 젊은 세대에게 말하는 말로 마음을 울린다.
“덕화군은 아직 세상사에 주변인에 관심이 없으시죠?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화군의 질문들을. 진짜 어른의 질문들을. 세상에 대해 주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인지 점점 이기적이게 변하고 있다는 젊은 세대가 듣기에 가슴을 울리는 한 마디였다.
김선의 사연이 지은탁의 라디오 사연으로 올라오고 지은탁은 이를 방송시키고 김선이 기억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김선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김선은 집과 건물을 모두 팔고 떠난 상태였다. 왕여를 처음 만난 육교에서 마지막으로 지나가는 사람 50명을 세고 떠나려는 김선의 카운트가 50을 기다리는 순간 왕여가 김선의 앞에 나타난다. 그렇게 둘은 이 생에서는 다시 못볼 것이라며 마지막 포옹을 하고 이별한다.
김신과 지은탁은 첫키스를 했던 메밀밭에서 단 둘이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다. 그렇게 둘은 최소한의 사람이지만 그들을 아는 모든 사람과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행복한 순간만 계속될 것으로 보였던 그들에게 신의 뜻인지 가혹한 시련이 다가온다.
본래 교통사고로 어린이집 아이들이 죽을 운명이었지만 지은탁은 희생이라는 선택으로 아이들을 구하고 자신의 행복을 끝낸다. 브레이크가 풀린 덤프트럭이 아이들을 덮칠 위기에 처하자 운전하던 차로 피하지 않고 몸을 던져 아이들을 구한 것이다.
“인간의 희생은 신이 계산할 수 없는 영역이고 내다볼 수조차 없겠지. 그건 그 순간의 본능이고 온전히 한 인간의 선택이니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니까. 지독히도 못된 신의 질문에 지독히도 슬픈 대답을 했구나.”
사고를 본 시민은 지은탁을 보고 천사가 아니었을까 싶어한다.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 세상을 행복하게 한 사람들이 저승사자처럼 이승을 떠돌지 않는 것은 어쩌면 이미 살아있을 때부터 세상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저승사자의 찻집에 온 지은탁은 김신을 만나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 꼭 돌아오겠다며 우는 김신을 달랜다. 지은탁은 저승사자의 차를 거부한 채 세상을 떠나는 문으로 떠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저승사자는 저승사자로서 맡는 마지막 명부를 받는다. 그 사람의 명부는 다름아닌 김선이었다.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둘은 손을 잡고 저승으로 떠난다. 긴 시간이 지나고 김신의 바람을 신이 들어주었는지 왕여와 김선은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난다. 둘은 각각 강력계 형사와 여배우로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만나 연인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김신이 기다리던 지은탁도 캐나다에서 민들레를 들고 김신을 찾아온다.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로. 그들을 늘 감싸고 있던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과 신탁이라는 의미가 있다. 김(신)과 지은(탁)의 영원한 행복. 그렇게 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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