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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찬란했던 도깨비의 명대사 모음



1

 

너의 백성의 염원이 너를 살리는구나. 허나, 너의 검엔 수천의 피가 묻었다. 너에겐 적이었으나 그 또한 신의 피조물. 홀로 불멸을 살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지켜봐라. 그 어떤 죽음도 잊히지 않으리라. 내가 내리는 상이자 그대가 받는 벌이다.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검을 뽑으면 무로 돌아가 편안하리라.”

김신을 도깨비로 만든 신의 벌의 대사로 전체적인 드라마 전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대사이다.

 

 

속도 없이 이런 풍경을 보니 좋습니다.”

 

나는 네가 속도 없이 이런 풍경을 보는 게 좋다.”

 

속도 없이 돌아오니 좋구나.”

 

이래서는 안 되지만 그와 상관없이 좋다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표현인 듯하다. 김신의 사극톤 말투가 유행할 것으로 보였던 대사로 가장 처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대사이다.

 



2

 

다 잊어야하나요? 저 인간에 대한 원망도?”

 

그러는 편이 좋습니다.

망각 또한 신의 배려입니다.”

 

당신은 기억해야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처음엔 차 한 잔 못 마신 이 순간을 후회할 거야.

다음엔 차 한 잔 못 마신 이유를 되짚을 거야.

그리고 깨달을 거야. 그 어떤 순간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그리고 넌 이미 지옥에 있다는 걸.

온몸이 매일 조각조각 찢길 거야.

고통에 몸부림치는 매 순간 너는 니가 한 짓을 후회하겠지만

그 고통은 끝나지 않을거야. 영원히.“

 

삶과 죽음의 중간 사이에 있는 망자의 영혼과 이를 수거(?)하는 저승사자가 드라마 소재의 일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작가가 가진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 또한 엿볼 수 있다. 사라지는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도깨비가 그렇게 이루고 싶어 하는 부분에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망각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세상이 내릴 수 있는 최대의 벌은 잊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보고 잊지 못하는 벌을 받은 도깨비나 매 순간 고통에 몸부림쳐야하는 악행을 일삼던 사람에게 저승사자가 고하는 말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비를 맞고 돌아오는 저녁.

당신의 우산이 되어주는 건 무엇인가요?

부르면 대답하는 목소리.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봤던 기억.

처음 속도를 맞춰 걷던 순간 같은 것들.

누군가가 생각나시나요?

그래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3

불행해서요.

이젠 그냥 감기 같아요.

내 불행들이요.

잊을 만하면 찾아오고 때 되면 걸리거든요.



4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김인육 시,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 하였다

첫사랑이었다



 

5



 

인생엔 갑자기 이상한 장르가 끼어들기도 하죠.

오늘 여러분의 장르는 무엇이었나요?

심쿵 로코?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슬픈 멜로?


 

그 아이의 웃음에

하루 중 가장 화창한 오시의 햇빛에

생이 부서지던 순간이 떠오른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나는 사라져야겠다

더 살고 싶어지기 전에

더 행복해지기 전에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첫눈이 오기 전에


 

스물 아홉의 너는 여전히 밝구나. 하지만 네 옆에 나는 없구나. 나의 생은 결국 불멸을 끝냈구나. 내 죽음 뒤에 그 시간의 뒤에 앉아있는 너는. 내가 사라진 너의 생은 나를 잊고 완전히 완성되었구나. 나는 사라져야겠다.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6



 

벌일 리 없어요.

신이 벌로 그런 능력을 줬을 리 없어요.

아저씨가 진짜 나쁜 사람이었다면

도깨비만 존재하게 했을 거에요

도깨비 신부 만나게 해서 그 검을 뽑게 했을 리가 없어요.

 


사람들은 모를 텐데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준다는 거.

 


생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죽음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생으로 사로

너는 지치지도 않고 걸어온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야 마는 것이다

서럽지 않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

하고.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7



 

나으리께 송구하오나. 이제 죽고자마시고 살고자 하시면 어떠시겠는지요?

나으리로 인해, 이 세상 어딘가에 옳게 사는 그 누군가에게 이상하고 아름다운 행운 한번 쯤, 기적 한번 쯤 일어나는 것도 좋지 않겠는지요?


 


[ 나 도깨비 신부 지은탁 갑. 아저씨 도깨비는 을로 칭한다 ]

 

1. 을은 갑의 이용가치가 없어지더라도 효용가치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갑은 여리다.

 

1. 을은 갑의 효용가치가 없어지더라도 쫓아내지 않고 같이 산다. 갑은 사고무탁이다.

 

1. 을은 갑의 남친이 생길 때 까지 남친이 되어준다. 갑은 심쿵을 지향한다.

 

1. 을은 갑의 등잔이 돼주기로 한 것을 나몰라라 하지 않는다. 갑이 자연사할 때 까지.

 

1. 을은 갑에게 오면 온다 소린 안 해도 가면 간다 기별을 해준다. 갑이 기다리지 않게.

 

1. 을은 매년 첫눈 오는 날에 갑이 소환하면 응한다. 갑이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써니 씨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써니 씨의 행동에 드라마만큼 맹목적으로 끌립니다. 써니 씨의 예측 불가한 행동들은 상상력을 발휘해야하고 제 서툰 행동들은 하나같이 오답이네요. 제게 요즘 새로 생긴 써니 씨라는 이 취미가 신의 계획 같기도 신의 실수 같기도. 그렇습니다.

 



8


때론 부모가 자식이 형제가 서로서로에게 수호신이 되어주기도 한다.

난 그저 샌드위치를 건넬 뿐

저자를 구한 건 내가 아니라 저자의 딸이다

 



10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어.

황제가 될 수 없다하니 내 손으로 황제를 만들고 키워 이 세상을 내 황제의 발 아래.

그 황제를 내 발 아래.

그리하여 천하를 내 발 아래에 둘 것이다.



 

11



 

아가. 더 나은 스승일 순 없었니? 더 빛나는 스승일 수는 없었어?”

 



12



 

그 누구에게도 듣지 마라.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 투덜대기에

 

기억을 지운 신의 뜻이 있겠지. 기억이 나면 나는 대로 안 나면 안 나는 대로 다 신의 뜻이겠지.

넘겨짚기에

 

늘 듣고 싶었다. 죽음을 탄원하기에 기회도 줬다. 헌데 왜 아직 살아있는 것이지?

 

기억을 지운 적 없다. 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 뿐. 그럼에도 신의 계획 같기도 실수 같기도 한가?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전생에 나라를 구하셔서 그렇습니다.”




13



 

내 신하들도 내 여인도 나 조차도 나를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끝끝내 나는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였다.”


 


선왕께선 돌보지 않음으로 돌보았다고 전하라하셨다. 너의 이복형이었던 선황제에게 너의 정인이었던 내 누이에게 너의 고려를 지켰던 나에게 넌 사랑받았다고. 그러니 한 말씀만 내리라고 분노와 염려를 담아 검을 내릴테니 박중헌을 베어라. 그 한 말씀만.”

 



14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비도 오고. 술은 쓰고. 날 걱정해주는 벗이 두 명이나 있고. 날이 참 좋다.

 



15



 

나의 망각이 나의 평안이라고 생각한 당신에게. 눈마주친 순간 알았죠. 당신도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때문에 이 생에서 우린 각자의 해피엔딩 속에서 이 비극을 모른 척 해야한다는 걸. 부디 다음 생에서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지기를 빌어요. 얼굴 봤으니 됐어요. 어쩌면 김우빈. 어쩌면 왕여인 당신. 부디 오래오래 잘 가요.

 



16



 

그래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늘 날이 좀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계속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또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이 고려 남자의 신부가 되어줄래?”

 



여기서는 모두 같은 차 한 잔이야. 당신의 가진 시계는 이미 멈췄고 당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저 문을 넘지 못해. 이승에선 힘센 사람으로 잘 살았어. 하지만 저 문을 넘는 순간 알게 될 거야. 눈으로 지은 죄. 입으로 지은 죄. 손발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힘이 센 지. 네놈을 지옥에 어느 바닥까지 끌어당기는 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분이 있었나요? 못보면 눈물나게 그리운 분이 있었나요? 저 사람을 대신해서는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신 분이 있었나요?”

덕화군은 아직 세상사에 주변인에 관심이 없으시죠?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화군의 질문들을. 진짜 어른의 질문들을. 세상에 대해 주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인간의 희생은 신이 계산할 수 없는 영역이고 내다볼 수조차 없겠지. 그건 그 순간의 본능이고 온전히 한 인간의 선택이니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니까. 지독히도 못된 신의 질문에 지독히도 슬픈 대답을 했구나.”